KR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394, 오른쪽은 성산일출봉, 왼쪽은 우도가 보이는 북쪽 바다 앞 대지에 위치한 orrrn.
처음 현장 대지 답사 때 주변 건축물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일정을 계획했지만 이를 취소하였다. 제주엔 이미 좋은 감정들이 있기 때문이다. 푸른 바다색, 낯선 느낌의 거친 바람, 노랗게 물든 유채꽃 들판, 현무암 검정색 돌, 완만한 오름을 걸으며 보는 갈대밭 바람의 흔들림은 육지에서의 일상과는 다른 감정선이다. 건축물이 도드라지기보다는 이 좋은 자연환경에 원래 있었던 것처럼, 제주도에서 느낄 수 있는 좋은 감정선을 흐러트리지 않기를 바라며.. ‘그저 여기에’ 라는 큰 개념의 방향성을 잡았다.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해를 등지고 북쪽 바다를 바라보는 일은 보기 어려운 장면이다. 처음 이곳에서 바다를 바라본 날, 해를 등진 앞바다는 푸른색은 선명하고 깊었으며 수평선의 바다는 넓었다. 뒤로는 노란색 유채꽃이 돌담사이에 깔려있고 낮은 언덕 위엔 갈대가 바람에 하늘거리고 있었다. 이렇게 좋은 환경 속에 돋보이려 하지 말고 원래 이 곳에 있었던 것처럼 자연의 일부로 자리하길 바랐다.

제주도에는 많은 오름이 있다. 현장에서 보이는 성산일출봉도 그 중 하나이다. 오름은 큰 화산 옆에 붙어서 생긴 작은 화산으로 생겨나 기생화산이라고도 불린다. 우리의 건축은 외관이 수려한 개념이 아니라 제주도 땅에 원래 있었던 하나의 작은 오름처럼 보이길 의도했다. Orrrn의 mass에서 바다에 잠겼던 땅이 솟아오른 ‘오름’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으면 했다.

그래서 대지에 계획한 수공간에서 계단식 mass가 물 속에서 솟아오른 모습을 취하고 있다. 물 속에서 솟아오른 mass는 외부에서 내부까지 연결되며 계속해서 오르는 모습을 연장시킨다. 상호명 ‘orrrn’ 또한 오름에서 연상된 이름이며, 오름 의 둥근 구조적 형태와 오르는 행위의 이미지, 바람을 맞는 느낌이 녹아있다.

EN

During the first field survey, the plan was to understand the overview of the surrounding buildings, but it was canceled. This is because Jeju Island already embodies lots of great emotions: the vibrant blue sea, rough but novel wind, yellow colored Canola flower fields, black basalt stones, and the sway of the reed field while walking on gentle hills are unique experiences that are different from the daily life on mainland. With the hope that the building will not disturb these good feelings and harmonize with its natural environment, we’ve set the course for the great concept of “just being here.”

In Korea, where west, east, and south side is surrounded by the ocean, the experience of watching the northern sea with the sun shining from the back is special. First time when we experienced this, the sea was blue with clarity, and deep while also wide with its horizon. Behind us were yellow canola flowers, laying amongst the stones that formed walls; on the low hill, reeds were fluttering in the wind. Instead of trying to stand out in such a great environment, we wanted the building to be part of nature as if it was originally here.

There are many oreums, gentle hills created by the island’s volcanic activity, in Jeju Island. Seongsan Ilchulbong Peak is one of them. Oreum is called parasitic volcano because it is created by a small volcano next to a large volcano. Instead of having a fancy concept, orrrn’s mass was intended to look like a small oreum naturally formed on Jeju Island. This was to naturally permeate the image of “Oreum” rising from its submergence from the sea. 

Therefore, a cascaded mass rises from the water-space around the site. The mass that rises from the water continues from the outside to the inside, extending its constant climb. The brand name “orrrn” is also associated with the name “oreum”, which reminds the round structural form of the oreum, the image of climbing, and the feeling of fresh breeze.